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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출근 전인 새벽 6시
사람과 차가 없을때 우린 공장의 전경을 먼저 촬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늘 촬영장은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부지기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은 드론촬영의 허가가 문제.
사천공장은 드론비행금지 구역이라 허가를 받았음에도 공군에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오늘따라 허가가 잘 떨어지지 않았다.
해는 떠오르고 슬슬 차와 인적이 보이기 시작할 때쯤 겨우 드론은 뜰 수 있었고,
한시간을 계획했던 촬영은 20분만에 끝이 났다.

그래도 다행~ 휴, 첫 컷은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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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을 생산해 내는 대동기어의 공장은 넓고 덥고 시끄러운 곳이다.
모두가 더위속에서 짜증을 참고 일하는 와중에 카메라를 마구 들이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어본 촬영팀에게 그건 문제가 아니다.
특유의 뻔뻔함과 우렁찬 목소리로 분위기를 제압하거나 웃는 모습으로
현장의 협조를 구해본다.
다행히 직원들은 모두 좋은 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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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단 작은 부품부터 생산해내는 공장으로 향했다. 
모양은 모두 톱니바퀴로 이루어졌지만 그 쓰임새가 다 다르고,
정밀함을 요하는 작업인지라 공정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다.
비전문가의 시각으로 보기엔 비슷비슷한 공정들로 보이지만
이건 전문가들끼리 공유하는 B to B 영상이니만큼,
우리는 하나라도 놓칠세라 쉬지 않고 조명을 켜고 렌즈를 돌린다.
부품의 질감 표현을 위해 푸른색 조명이 들어오고,
짐벌이 장착된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들고 동서남북 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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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영상 촬영장에선 감독의 사인에 멈추고 움직이지만
여기선 그럴 때가 아니다. 가동중인 기계는 우릴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기계를 멈추는 일은 더더욱 안되는 
작업에 방해되지 않게 찍고 빠지는 것은 기본이고, 카메라에 봉을 달아
2층 높이에서 찍고 밑에선 그걸 굴리는가 하면..

A컷을 위해 불길이 치솟는 곳으로 최대한 가까이 가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좋은 장비로 시원한 스튜디오에서 충분한 시간과 돈을 들여 찍는
영상광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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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직원들이 한명 두명 안보인다. 갑자기 기계도 멈추고..
뭐지? 벌써 점심시간이다. 큰일이다.
오전 촬영분을 반밖에 소화하지 못한 촬영팀은 발을 동동 구를수밖에..

어쩔수없이 우리도 밥을 먹어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뜻하지 않는 휴식에 이제서야 하늘도 좀 보이고.. 오늘 날씨가 맑았구나 한다.
우리는 밥 한끼 뚝딱 해치우고 조립공정으로 장비를 일사분란하게 옮긴다.
미리 세팅을 해두어야 12시50분부터 돌아가는 공정을 찍을 수 있으니까.
오전에 겪은 고초(?)를 경삼아 이젠 요령이 붙기 시작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선풍기를 치우고(작업자마다 선풍기가 있음)
카메라 동선을 체크하고, 담당 부서장님에게 미리 설명을 듣는다.

영상을 처음 찍는 광고주는 어안이 벙벙하다.
나름 준비한다고 했는데.. 빠진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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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어느새 뉘역뉘역 넘어가기 시작해도 공장은 계속 돌아간다.
24시간 가동인 것이 우리에겐 큰 행운인 셈.
남은 컷들을 위해 안간힘을 쓴다.

감독의 목소리가 기계소리보다 컷으니 현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급박했는지 알 수 있다. 여차저차 공장의 기계씬들은 얼추 마무리가 되어가고
이젠 실내로 이동해 제품을 찍는다. 시그니처 톱니바퀴를 찍으려던 계획은
어느새 콘티에 없던 컷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소위 필 받았다고 하는데... 톱니를 찍다보니 멋있다.

그래서 계속 찍는다.

덕분에 영상의 도입부는 의외의 아름다운 컷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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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늦은 줄 모르고 찍다보니 어느덧 자정을 향해간다.
제품컷이 상상 이상으로 아름답게 촬영되는 모습을 본
광고주는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이것도 찍어 주시고 저것도 찍어 주시고..
 계획한 시간보다 5시간 오버, 슬슬 촬영팀 얼굴에도 피로가 몰려온다.
결국 콘티컷은 다 건지고 이외의 B컷까지 득템 후 실내촬영을 마무리한다.

휴~ 겨우 다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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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었지만
오늘의 수고는결과물로 드러날 것이다.

그나저나 다음에 찍을땐 어쩌지? 걱정부터 앞서지만
오늘은 또 이렇게 보람차게 마무리 한다.